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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는 말 혼자가 된 사람만이 아는 말 혼자가 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말 혼자 아닌 존재는 없노라며 생각 속, 영혼의 갈래에서 배제된 존재들을 내세워 증명해봐도 혼자라는 말은 앉을 때마다 삐거덕 못이 헐거워진 의자처럼 위태롭고 빈 항아리처럼 우웅대는 깊은 공허를 담고 있다. 더보기
영화 귀향을 보고 귀향을 보고 왔어요! 정신대 할머니들의 증언을 듣고 만든 영화죠. 귀신 귀鬼를 사용한 귀향! 만인의 공분을 사고도 남을 만행을 저질러 놓고도 일본 정부는 지금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영화에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더욱이 일본인들이 이.. 더보기
봄비 2006년 10월 25일. 야후 블로그에서 활동하신 리치님이 그림 겨우내 언 대지에 토닥토닥 말 걸다가 어느새 기세등등 내리는 빗소리. 간밤 빗소리에 둥둥 떠다닌 나의 잠은 연못 속의 하얀 종이배 동글동글 제자리에 맴을 돌아도 평화로운 리듬이 편안하여라. 봄이 오는 길에 얼음 먼저 녹이.. 더보기
그리운 신작로 신작로가 그립다. 맨발로 뛰면 발끝에서 폴폴 먼지를 일으키던 길. 시작로에서 만난 아줌마가 초록색 공작실로 짠 코트를 볏겨 간 겨울 한 코, 한 코 사랑을 엮어 짜신 정성이 허탈하게 하루만에 갈취를 당하고 우는 나를 가난하던 시절 눈에 띄게 고급스런 옷을 탓하고 아이를 해치지 않.. 더보기
창 안에 갇힌 바다 날마다 바다 내음을 가두어 둔 방에서 날숨을 쉴 때마다 바다를 풀어 내며 물굽이 치던 외로움을 견뎌야 했으리라. 바다는 때로 잔잔하고 더러 험악하게 찌푸리며 감정의 높낮이가 들쭉날쭉 종잡기 어려웠다. 살아 보겠다고 끙끙대며 이삿짐을 부린 집에서 바다처럼 변덕스럽게 죽음을 .. 더보기
나를 길러준 것들. 새로운 것에 눈을 뜨던 어린 날들이여 세상에 흩어진 수많은 말 중에 평생의 성품이 될 어진 말을 배운 날들 사랑을 말하거나 미움을 드러내고 겸손하거나 우쭐대며 나붓나붓 춤추던 고운 말들이여 나를 기른 건 우주에 가득 차서 빛나는 별들과 밤과 새벽, 아침 저녁과 같이 저 홀로 피.. 더보기
이 한장의 사진-----시간에 대한 소고 <부산 여성 문인회> 오래된 사진 한장을 보다가 회상에 잠긴다. 이날은 선배이신 모 시인의 시상식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날로부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으나 아마 십년은 족히 지난 일일 것이다. 생명과 더불어 주어진 시간이란 선물은 한 생명체에 주어진 수한과 더.. 더보기
영원을 준비하며 세탁기가 세탁물을 짜느라 힘을 다하는 소리 혼신의 힘을 다한다 함은 저 정도의 회전과 저 정도의 앙다문 결의는 있어야 함을 뜻하리 새벽잠에 졌던 수많은 날들 멍청한 세상사가 떠미는 대로 흘렀던 순간들 그 순간들을 이겨내고 덜깬 잠에서 부시시 눈을 뜨면 경전을 조용히 읽고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