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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단상

이 한장의 사진-----시간에 대한 소고

 

 

<부산 여성 문인회>

 

오래된 사진 한장을 보다가 회상에 잠긴다.

이날은 선배이신 모 시인의 시상식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날로부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으나

아마 십년은 족히 지난 일일 것이다.

 

 

생명과 더불어 주어진 시간이란 선물은

한 생명체에 주어진 수한과 더불어 공존한다.

시간과의 공존을 두고 지금껏 나는 시간을 누린다고 생각해왔다.

 

 

어떤 대가의 지불 없이

생명을 부여받고 시간을 누리는 동안

시간을 언제라도 원하면 무한정 쓸 수 있는 것인양

살아있음의 오만으로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을

오늘 이웃분의 죽음을 계기로 생각해 본다.

 

 

길건너 중국집 아저씨는

언제나 웃음이 호탕하고 체격 또한 건장하였다.

배달을 오실 때면 '캉캉' 짖어대는 우리 꼬마 뽀송이에게

사랑스러워 어쩔줄 모르는 반응으로

"아이고 무서워라! 겁난데이 "하시며

이뻐해 주던 분이었다.

 

 

연말에 바쁜 약속과 연초의 해맞이 행사등으로

사무실을 자주 비운 동안

새해 들어 문이 굳게 닫긴 중국집을 보며

궁금증이 일었으나

그분에게 이 생의 시간이 거두어진 것을 몰랐다.

 

 

 

매일 잠에서 깨어나 그날이 그날인것처럼 하루를 맞이하고

그러는 사이 봄이 여름으로....... 사계가 바뀌면서

시간은 새어나간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리는데

아무런 예고없는 죽음은 어떤가

 

 

존재가 죽음을 맞는 것은 

태어날 때 부여받은 시간을 더는 가질 수 없음을 뜻한다.

 

 

시간을 더 이상 항유할 수 없는 죽음이 오기 전에

이 생의 목적을 분명히 알고 목적을 이루는 삶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생으로의 시간 여행은

우리 각자의 신성한 운명일진데

그에 비견할만하게, 가치로운 삶이 되어야겠다.

 

 

가족에 국한된 소극적인 사랑을

주변의 이웃들과 사회로 확대하고

지상생활이 성공적인 것이 되도록

남편을 지지하는 가운데 함께

남은 시간을 온전한 봉사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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