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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그리운 신작로

 

 

 

 

신작로가 그립다.

맨발로 뛰면 발끝에서 폴폴 먼지를 일으키던 길.

시작로에서 만난 아줌마가 초록색 공작실로 짠 코트를 볏겨 간 겨울

한 코, 한 코 사랑을 엮어 짜신 정성이 허탈하게

하루만에 갈취를 당하고 우는 나를

 

 

가난하던 시절

눈에 띄게 고급스런 옷을 탓하고

아이를 해치지 않아 고맙다며

눈물을 닦아준 엄마.

 

 

신작로에 나가면 동무가 있고

시작로에 나가면 놀이가 있었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드높고

어른들의 악다구니도 드높던 곳.

 

 

눈을 뜨면 신작로에서 하루가 시작되고

지친 하루가 저무는 것도 신작로였다.

신작로 끝에서 떠오른 달이

저홀로 여위었다 저홀로 몸을 불려가는 동안

나이를 먹었고

눈 감고도 달릴 수 있는 신작로 끝에서, 다른 동네를 잇는 신작로까지

멀리 더 멀리 걷기 원하던 나는

더 먼 항해를 위해  결혼을 했다.

그렇게 작별한 신작로. 

 

 

요술의 세계보다 더 요술스럽게

원하는 것이 모두 충족되던

그 어떤 놀이 기구 하나 없이도

모든 놀이가 가능했던 놀이공원

그 시절 우리들의 꿈의 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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