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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 안에 갇힌 바다

 

 

 

 

날마다 바다 내음을 가두어 둔 방에서

날숨을 쉴 때마다 바다를 풀어 내며

물굽이 치던 외로움을 견뎌야 했으리라.

 

 

바다는 때로 잔잔하고

더러 험악하게 찌푸리며

감정의 높낮이가 들쭉날쭉

종잡기 어려웠다.

 

 

살아 보겠다고 끙끙대며

이삿짐을 부린 집에서

바다처럼 변덕스럽게

죽음을 향해 하강한 사람.

 

 

그날 이후

지속되는 불면중에도

죽음은

처연하고 슬픈 이야기일 뿐

무서운 게 아니라고

 

 

창 안에 가둔 바다가

넘실넘실 무섬증을

다독이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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