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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과 남편 남편과 애견 뽀야는 사랑한다는 공통점 말고도 둘 다 이빨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이를 숨길 수 없다는 공통점은 은근히 마음을 아프게 한다 화분에 상토를 담고 화단에 목마른 아이들 물을 좀 주고 갓 심은 호박에 영양제 주고 단아하게 얼굴을 내미는 양배추 좀 이뻐해 주고 밤 기도하려고 집으로 들어서니 기다리다가 잠들었는지 남편이 자는 곁에 등을 바짝 기대고 뽀야도 곤히 잠이 들었다 잠자는 둘의 모습이 묘하게도 코끝이 찡하다. 더보기
메타버스 (김상균 교수의 책 제목) 코로나 19 이후 언텍트 시대 코로나 19 이전에도 언 텍트는 온라인에서 실제 하고 있었다. 메타버스(디지털화된 지구)라 불리는 언텍트 세상 일상, 사회, 경제에 메타버스가 들어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더 편하게 어울리며 살아가야 할 메타버스 다른 어울림을 수용하되 역동적인 균형감이 필요하리라 각자의 탐구와 선택으로 확장되어 갈 현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왔다 인류를 강 너머에서 강제로 떠민 건 코로나 19라는 작디작은 바이러스 전능하신 힘이 작용하는 방법은 때론 역설적이다 더보기
안경 제2의 눈을 기다린다 글자의 형태가 퍼져 낱개의 글자가 서로 겹치니 식별이 힘든다 왜 이토록 오래 방치하였을까? 악바리로 현상을 무시해도 되는 줄 알았다 허긴 처음 겪는 일이긴 하다 뽀송이가 지쳐 보인다 우리는 모두 어디론가 나아간다 그 진행은 존재의 법칙에 따르며 준엄하다 잠시 그 길에서 도움받으며 자연의 현상을 지연해가는 것이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 더보기
안부 나의 집임에도 낯선 이방인처럼 쭈볏대며 들어왔다. 개인 도구가 생겨 그것이 열쇠가 되었으니 자유로운 행보이다 딸이 선물한 노트북으로 흩어져 오래 방치한 영혼의 파편들 그것들의 안부를 물어야겠다. 더보기
꽃비로 오는 사람 누군가 한 사람을 가슴에 심는 일은 봄날 꽃비 내리는 꿈보다 감미롭고 누군가 한 사람을 노래하는 일은 물총새 깃을 치며 일구어 내는 호수의 잔물결 보다 고와라 누군가 한 사람을 내게로 맞이 하는 일은 들꽃 한 움큼 가슴에 끌어안듯 삶의 향기에 아련히 취하는 일이다. 1995년 발표 더보기
어리삐리 가끔 생각하기를 어리삐리한 나는 남편이 없다면 어떻게 살아갈까? 아침에 눈을 뜨면서 듣는 몰몬경의 말씀은 매일 매시간 유념하는 남편의 신앙 덕분. 가뭄이 심한 올해 여름 긴 호스를 꽂아 바삭 말라가는 식물체에게 물을 주는 일. 불 앞에 서서 식사를 준비하는 나의 맨발을 오른 발 .. 더보기
족장님의 꿈/2017년 8월 9일 오전 10:46 족장님의 꿈 (칠순을 맞는 남편에게) 잠자는 당신의 숨소리가 거칠다 창과 방패를 들고 누구랑 전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삶이란 늘 그랬지 가장이라는 이름이 그럴 것이다. 먹거리를 위한 투쟁 없이는 연장 될 수 없는 삶이었기에 지니고 있는 부드러움이 자칫 연약함으로 비칠까 거머쥔 의무에 힘이 들어 갈 수 밖에 없었으리라. 잠자는 당신의 꿈을 들여다 본다. 당신의 꿈이 안개처럼 스믈스믈 피어 올라 내 안으로 스며들어 둥지를 튼다. 나이 칠순이되어서야 당신의 로망이 현실이 되고있다. 오래 견뎌준 시간의 힘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지상의 삶을 통해 얻는 슬픔이라는 경험. 병마와 외로움, 심지어 그 어떤 억울함 마저도 유익이 되리라는 위대한 진리. 진리로 자유롭게 된 당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동안 즐겁게 행할 .. 더보기
딸들에게 리아호나에서 읽은 기사가 생각났어 감독님은 농부였는데 밭 가운데 홀로 멈춘 감독님의 말은 그분이 두고 가신 당신의 일이었고 말이 멈추어 있는 풍경은 누군가를 돌보려고 마주해 있을 감독님의 시간이었단다. 그런 풍경은 너무도 익숙했고 밭가운데 서있는 감독님의 말은 기념비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