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회귀

빛바램 없는 선물/해저용세계(海抵龍世界) 사각의 공간 거실 벽에 걸려있는 사각의 액자 속엔 海抵龍世界(해저용세계) 눈을 감고 하루 三千字를 쓴다는 남석 선생의 글이다 무언가를 가두는 공간은 하나의 세계. 액자 속의 글은 생의 굴절을 가두려는 듯 힘있게 유영하며, 매끄럽고 유려하다. 그해 용띠는 높은 세상의 파도에 쓸리.. 더보기
시작 이 아침은 신선하다 갓 짜온 우유 한잔 들이킴 같은 입안에 퍼지는 공기의 달큰함 다시 맞는 아침이지만 어제와 다른 오늘. 더듬다가 끝내 방향 잡지 못하고 길을 잃기 일쑤였던 당신은 오늘 최초로 당신이 날아 오르려는 세상을 향해있다. 어둠과 혼돈의 시간을 지나와 광명의 아침과 마.. 더보기
생의 첫날 같은 봄 / 2015년 봄날에 부풀부풀 봄날에는 부푸는 것 천지여라 갓 터지려 볼을 불린 연분홍 매화송이 안동의 내앞마을 가지 온통, 노랑 튀밥 부풀부풀 환호하는 개나리 꽃잔치 성스러운 하얀꽃 가지마다 피워놓고 주변 온통 밝히는 듯 화안히 부푼 목련 생의 첫날 같은 봄 청춘의 시작 같은 봄날에 꿈의 씨앗으로 부풀일이다 사랑의 씨앗으로 부풀일이다. 더보기
말없음 2015/03/29 00:57 무슨 말도 하고 싶지 않아 보여 그것이 뜻하는 바를 모르는 척 심리의 저변을 훔쳐 볼 까닭이 무엔가 하며 굼뜬 문자 눙치고 그냥 덮는 밤 서울서 먼길 달려와서는 즐겁던 마음 누더기로 찢기고 푸념을 한다 무슨 말로도 표현치 못할 헝클어진 순간이 있는 법 무슨 말도 하고 싶지 않은 너.. 더보기
봄이 오시니 / 단시조/2015/02/25 16:46 구정 지나 한낮 햇살 황금바퀴 굴려 오고 풀 향내 실어오는 남쪽서 부는 바람 들썩인 어깨 춤사위 그네타는 왕버들 더보기
오늘이라는 하루 2015/02/24 12:39 이 하루가 다른 날과 달라야 한다면 조카녀석이 집을 떠나 첫 출근을 한날이 오늘이고 자신의 미래를 모르는 사람들이 오늘 걷는 걸음의 방향으로 미래의 꿈에 가까이 가거나 혹 멀어지는 첫 걸음이 오늘이리라 어둠의 가장자리를 딛는 일에 믿음을 지녀 담대하면 어둠은 곧바로 빛으로 .. 더보기
그리움이라 하자 2015/02/17 01:10 잠을 놓쳤다. 불면의 밤은 형벌. 가슴에 뚫린 빈 항아리 같은 허허로움을 우리 그리움이라 하자. 잠보다 달콤한 너의 목소리 전화를 통해 듣고파서인지 몰라 밤거리를 떠돌다 지친 걸음으로 다가올 타박이는 발걸음을 기다림인지도 몰라 무언가 애타는 바램 간절한 마음을 우리 그리움이.. 더보기
강추위 2015/02/10 15:18 가로등 불빛 아래 어지러이 감겨 돈다. 싸락싸락 내려쌓일 싸락눈의 춤사위다. 내린 눈은 땅위에 머물지도 못하고서 바람의 발치끝에 휘익 쓸려 가버린다. 오래된 나뭇가지가 절로절로 솎여 강한 놈은 살아 남고 곁가지가 떨어진다 겨울 들어 처음으로, 젖혀뒀던 커텐을 성급히 끌어 당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