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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강추위 2015/02/10 15:18

가로등 불빛 아래

어지러이 감겨 돈다.

싸락싸락 내려쌓일 싸락눈의 춤사위다.

내린 눈은 땅위에 머물지도 못하고서

바람의 발치끝에 휘익 쓸려 가버린다.

오래된 나뭇가지가 절로절로 솎여

강한 놈은 살아 남고 곁가지가 떨어진다

겨울 들어 처음으로, 젖혀뒀던 커텐을

성급히 끌어 당겨 여며야 했다.

입춘 지나 강추위에

강물이 다시 얼고

사람의 변덕이면 처신하기 나름이나

날씨의 변덕엔 속수무책 움츠린다.

춥다, 춥지만 내안에서 용틀임하는 무엇

초봄 들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처럼

바람에 묻어 오는 머잖은 봄의 기운

지루하던 겨울을 맺음하는 강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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