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시

꽃바구니에 꽂힌 꽃들/평시조 거실 가득 고였다가 폐부에 스미는 향기 백합의 당당한 미소 장미의 달콤한 내음 전시회 작품 아래서 조연 배우로 빛난 연기자들 더보기
김장을 하며/연시조 돼지수육 냄새 골목에 진동하고 보쌈 김치에 시원한 물김치 모여서 담그는 김장 진배없던 잔치 풍경 추억만 양념으로 버무려 넣은 속 몇 포기 배추다발 무우 두어 단 홀로이 담그는 김장 일만 남고 흥은 없네 더보기
편지 딸과 편지하기로 한 약속을 잊고 다이얼을 돌린다 쉽고 빠르게 전할 말들은 목구멍에서 설익고 한꺼번에 쏟아내는 말은 숨이 가쁘다. 천천히 사유하다 쓰고 지우던, 이렇게 표현하기 보다 요건 어떨까.........하던 더디고 굼뜬 편지의 시절이 그립다. 후다닥 전달하곤 내가 그런말을 했다구? 자신이 한 .. 더보기
인사 정중한 자세로 인사를 한다. 가지런히 포겐 마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건네야 할 거리를 축소시키거나 더 먼 거리로 떼어 놓을 탐색의 시작 첫 인사가 좌우하는 인상을 두고 무엇을 보여주고 감춰야 하나 저울질하고 계산하는 사람들 틈에서 헤설프게 들켜버린 수줍은 미소 마음 한 켠에 노오란 등.. 더보기
가출계획 툭 하고 마음벽을 부딪고 가자 실금이 새겨져 버린 인연을 두고 가타부타 말이 많았다 바글대며 끓어오르는 물은 제가 품은 부유물을 먼저 떠올리는 법 마음에 걸리거나 조건이 어긋나는 문제들이 둥둥 떠오르며 휘돌이 쳤다 애당초 해결점을 갖고 있지 못한 인연 나는 내게서 되도록 멀리 도망칠 계.. 더보기
낙엽지는 저녁 겨울로 가는 11월의 하순 떨어져 뒹구는 낙엽을 밟는다. 홀로 떠서 밤하늘을 순례하는 달빛의 숨결처럼 은은하게 번지는 슬픔을 안고 한 발 두 발 걸음을 옮기는 저녁 성성하던 한 시절을 갈빛으로 갈무리 한 잎새의 조용한 주검들이여 발 아래서 소멸하는 바스락거림 천지에 은성하는 느.. 더보기
예림이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두 차례 대 수술을 받았다. 첫 수술에 열 시간, 다시 여섯 시간 몽환중에 누웠을 예림이는 무슨 꿈을 꾸었을까 엄마가 폐암선고를 받고 며칠 뒤 엄마보다 먼저 수술대에 올라야 했던 이쁜 조카딸 예림이는 성악을 잘 했고 영어 웅변 대회에서는 중등부 충북지방의 대표였다. 새벽.. 더보기
당신의 그림자 내게서 돋아 오른 뿌리에서 당신이 피어났다 햇살 한 줌을 나누어 먹고 이슬에 머리칼을 함께 감으며 히비스커스 향기를 피워 정열을 과시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