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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단상

어부지리 소풍

 

 

 

 

6월 28일 예천에 있는 초간정이란 정자에 갔다.

마침 부산을 출발하여 안동에 도착한 딸과 함께여서 오늘 이 아름다운 초간정에서 침례를 받는

세현이 가족 못지 않게 우리 가족에게도 즐거운 추억을 갖게 된 어부지리 소풍.

 

뙤약볕이 무서을 정도로 위세 등등하지만 초간정은 울창한 숲을 거느리고 고인 듯이 흐르며 정자를 감아도는 강으로 하여

시각적인 시원함과 더불어 거대한 나무를 흔들어대는 바람이 이마의 땀을 말끔이 씻어주었다.

 

정작 예천에 살고계신 노부부는 초간정이 처음이라 하셨고 임신을 못하는 여인네에게 명약이라 알려진 금강초가 금잔디 사이에서 아무렇게나 자라는 양이

더 없이 반가웠다.

 

 

 

 

정자 뒤편으로 산책하기 괜찮은 길이 있어 딸과 걸었다.

fitness 모델로 활동하게 된 이야기도 자세히 듣고 작업중인 일의 진행 여부도 들을 수 있는 기회여서 좋았다. 그간 여간 궁금하지 않았고 전화상으로는

장황하게 여겨져서 묻지도 않고 말하려고도 않았던 터라 시간이 주어진 것이 선물처럼 여겨졌다.

 

 

 

초간정에서 침례식을 마친 일행이 찾은 곳.

이곳 역시 정자로 볌암정이라 한다.연못 위로 기암 괴석이 장엄하고,  물과 바위의 조화가 무척 멋지다.

연못에 연이 자라고 있다.

 

 

 

미국인 사위들이 오면 한국의 구석구석이 얼마나 이쁜지 보여주고 싶다.

 

 

 

 

                                                      무슨 풍경을 담느라 열중이신지.........수령이 만만찮은 팽나무 아래 서있는 남푠의 모습이다.

 

 

 

 

                                                                                               ~~ 시원한 이마의 주인공!

                                                                                       해마다 남편의 이마가 조금씩 위를 향하고 있다.

 

 

                                                                   나무의 곡이 예사롭지 않다. 오랜 시간과 사투하고 스스로 조율한 흔적이랄까

                                                                                          견딤의 미학을 보여주는 듯한 나무!

 

 

 

 

 

 

작가의 길을 걷느라고 고통의 시간을 감내할지언정 좋아서 하는 일이고 보니, 사진뿐 아니라 디자이너로 모델로 동분서주하는 양이 안쓰럽다가도 장한 딸.

 

 

 

 

                                                                                선한 미소가 부녀간 아니랄까봐 많이 닮았다.

 

 

 

 

 

 

 

                                                                                                   

   

단단한 아픔도 견디어 내면 이처럼 당당한 아름다움이 되나보다.

 

 

곡진 나무처럼

 

 

 

시간이 흐르고

우리 삶도 흐르건만

버리지 못한 기억을 안고

늙어가려 한다네

 

 

천진함은 버릴래야

아까워서

옹이 박고

 

 

여기저기 상처에서 진물 흘러도

식구를 건사한 어머니의 거친 손마디 같은

흔적

 

 

시간과 함께 흘러서 가다보면

운명을 받아들인 곡진 삶을 자랑스레

언젠가 장렬히 산화할 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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