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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하늘* 딸이 온다기에 2014/12/15 14:41 자정이 넘어 잠자리에 들건만 잠자려 누우면 단박에 잠들어 불면증을 모른다. 오랜 날들을 뜬문으로 새며 힘들어 잠 잘들기 위한 치료에도 쉬이 잠들지 못한 딸이 장거리 운전으로 집에 오려는 날. 하늘도 딸의 컨디션처럼 천만근 무거워 눈을 머금은 잿빛이다. 가랫재를 넘거나 황령재.. 더보기
뽀미를 기다리며 2014/12/12 16:40 차가 언덕길을 올라서기 무섭게 저 먼저 나를 보고 흔들기 시작하는 꼬리 하루종일 바래기 해주던 뽀미가 도시로 갔다 흙집 독채를 통으로 쓰던 뽀미가 도시로 간 뒤 집을 들어서는 퇴근길이 신나지 않았다. 텅 비어버린 마음. 도시에서 뽀미는 휘둥그레 시민공원 산책길도 무서워하고 .. 더보기
체하다 2014/11/27 15:14 내몸이 기억하기로 가장 극심했던 기억 중 하나가 체한 고통이다. 두 딸을 분만할 때는 고통이 서서히 진행되고 횟수가 거듭되며 고통과 고통 사이의 시간 간격이 짧음을 마음으로라도 대비할 겨를이 있었으나 체기는 당장 호흡이 정지될 듯 위급하여 병원 문앞까지 가서 가볍게 졸도하.. 더보기
이웃 할머니들과 김장 2014/11/24 02:54 장날 버스를 기다리던 이웃 할머니 출근길에 태워 드린 일을 두고 베낭에 김치를 메고 오셔서 은혜 갚음을 하신다 했다. 날마다 출근하는 것을 아시고 김장 담글 짬이 없으리라 헤아리셨나보다. 앞집 할머니는 큰 찜통 가득히 김장김치를 나눔해 주시며 파김치 따로 담아 건네신다. 산타.. 더보기
홍시 2014/11/19 23:43 송이송이 홍빛으로 영근 꽃이 피어 휘황하다 허공 높은 데서 유혹하고 있어 고개를 젖히고 팔을 휘저었으리 터질 듯이 부푼 볼을 하고 단물을 가득 품고있는 홍시 몇 박스 째 앙증스런 크기의 홍시가 내게로 왔다. 이웃 사랑의 진수를 맛본다. 곳간을 채우기 전 마음 먼저 채운 사람의 인.. 더보기
달빛이 흐르는 밤 2014/11/17 23:05 달빛 내려와 적시우는 강 반변천 유유하게 흐르는 강변 엎딘 갈대숲이 은빛 물드네 천공 어디쯤서 비추는 걸까 비파나무 잎새 진 마당 가득 내린 달빛 달빛이 아까워서 잠못드는 것일까 강아지 뽀미도 제 집에서 들락날락. 더보기
코고는 소리 2014/11/16 21:37 드르렁 드르렁 고된 하루였던지 안방에서 남편의 코고는 소리 드르렁 드르렁 반려견 뽀송이의 코고는 소리 영생을 준비하는 이 생의 시간이 가파른 물살로 밀려가는데 더 한층 의로운 애씀이 있어 고난 중에서도 행복했나니 드르렁 드르렁 피로를 몰아내고 드르렁 드르렁 휴식하는 밤이.. 더보기
별 2014/11/13 22:49 진작 알고 있었잖아 밤하늘의 별. 왜 첫 만남처럼 가슴 설레고 그 빛남이 그리 놀랍나 새삼 너와의 간극은 왜 무한 아득함인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