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종일
겨울을 외쳐댔다.
회오리 춤이 요란하고
반복하는 구호도 사납더니
밤이 되자
바람도 잠을 자는지
아뭇소리 없다.
내 안팍이 고요롭다
배추 몇 포기 절여놓고
씻어 건지려고 시간을 재고 있다.
배추의 뻣뻣함이 숨 죽으려면
소금기가 베어들 시간이 필요하다.
내 삶에도 더러
겨울 바람이 할퀴던 상처
수그러들지 않던 오기가 있었으리라만
오늘밤 생각나는 것 몇가지는
나의 생이 따뜻하다는 것이다.
사랑의 화롯불이 되어 준
남편이 있고
보살핌을 받는 위치에서 역할을 바꾼
미더운 자녀들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