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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바람도 그치고


 

 

바람이 종일

겨울을 외쳐댔다.

회오리 춤이 요란하고

반복하는 구호도 사납더니

 

밤이 되자

바람도 잠을 자는지

아뭇소리 없다.

내 안팍이 고요롭다

 

배추 몇 포기 절여놓고

씻어 건지려고 시간을 재고 있다.

 

배추의 뻣뻣함이 숨 죽으려면

소금기가 베어들 시간이 필요하다.

 

내 삶에도 더러

겨울 바람이 할퀴던 상처

수그러들지 않던 오기가 있었으리라만

 

오늘밤 생각나는 것 몇가지는

나의 생이 따뜻하다는 것이다.

사랑의 화롯불이 되어 준

남편이 있고

보살핌을 받는 위치에서 역할을 바꾼

미더운 자녀들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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