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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검은색 부츠

쇼윈도 가장자리에서
날렵한 맵시로 뽐을 내는 부츠
검고 윤기 흐르는 흑마를 연상케 한다
나를 태우고
타그닥타그닥
중세의 유서깊은 골목 구석구석을
모자이크 된 바닥 돌에 발굽 소리를 새길 것 같아
기분 좋게 한 쌍의 흑마를 샀다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탄력있는 둔부를 움찔거리며
그 긴 다리가 유연하게 움직이는 율동감
오랫만에 멋진 흑마를 타고
기분 좋은 외출을 했다
키가 좀 더 자라고
허리는 좀 더 가늘어진 기분에
엉덩이도 신이나서 제마음껏  우쭐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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