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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빈잔

투명하게 내부를 보여주고 있어
비어있는 공간을
무엇으로든 채워주고 싶었다
고독을 두 손으로 감싸안고 들이킨
당신, 그 빈잔을
 
차갑지만 따스한 온기를 담으면
금새 따뜻해질 당신의 영혼을
이 가을날
어떻게 모른척 할 것인가
 
진실이 증발해 버려
증명되지 않는 사랑을
몇 줄 시혼으로 담아낸들
무엇하겠는가 마는
 
나는 그대의 빈잔에
한 줄기 눈물을 바치고 싶다
퇴색하여 떨어지는 낙엽이 되어
바람의 발자욱을 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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