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거대한 손 그의 꿈이 거대한 손이 되어 나를 움켜쥐고 있다 몇몇날을 꿈에 갇혀 옴짝할 수 없었다 스스로 무심해지면 가뭇없는 비누방울로 사라질 손아귀의 힘을 두고 정작 손을 놓아주지 않는 것은 나 자신이었다 그의 꿈에 결박되기를 원하고 있는 자신에게 독백을 멈추기로 했다 새벽을 기록한 문장은 백지.. 더보기 사랑에 대한 질문 밤이 내리는 시간은 이슥하다 외로움을 견디기에 너를 둘러싼 고요는 너무 깊지 않은지 네가 켜 둔 등불은 너무 희미하지 않은지 희미함을 더듬고 벽을 할퀴어 존재를 증명하고 싶은 사랑이 그 무엇도 행하지 않고 어제 그러했듯이 오늘도 그러하게 열정을 증발시키는 것을 보고 있는 밤이다 빛바래.. 더보기 겨울밤엔 편지를 쓴다 기나긴 겨울 밤엔 편지를 쓴다 단단한 기억의 불씨를 품고 한 계절을 건너온 그리움의 말들로 '휘릭' 한 획을 담대하게 그으면 부싯돌처럼 맞부딪혀서 불꽃 파르르 일어나는 당신과 나의 뜨거운 심장 민감하고 더운 가슴을 가진 자들의 진실을 써내리기에는 겨울밤이 좋아라 짙을 수록 밝음을 지향하.. 더보기 목화솜 이불 십 수년 묵은 목화솜 이불을 뜯었습니다 시간의 태엽을 되돌려 풀면 당신이 나를 위해 기운 사랑이 한 땀 두 땀 야물게도 묶여 있습니다 한 때 목화로 개화했을 꽃송이 송이들 힘 주어서 꾸욱 눌러 밟으니 오랜 먼지들이 소스라쳐 오물을 토합니다 욕조속에서 물을 뺀 솜 뭉치는 당신이 살아 생전 차지.. 더보기 사랑의 웨딩 세상에 태어나 누군가 한 사람의 짝이 되기 원하였네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 못해도 어디선가 우연히 만나는 순간이면 처음부터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내 가슴이 먼저 방망이질을 하고 내 영혼이 먼저 미소를 지으리라 당신은 동양의 때묻지 않은 진주 신이 몰래 감추어 둔 최고의 여인이니 아름다.. 더보기 향수 당신을 위하여 태어났습니다 칙칙하고 우울한 장마철 잘 건조되지 않는 빨개감처럼 당신 내부에 또아리를 튼 그리움 그것이 거느리고 있는 얼마간의 슬픔을 위하여 분사되는 순간부터 공중을 떠돌아 슬픔이 뿜어 올리는 독소의 푸른 알갱이들을 낚아채는 나는 향기로 독을 숨긴 유혹입니다. 더보기 초애원을 가다 방울방울 은방울이 꽃 송이를 달고 있다 동자꽃도 오늘 아침 첫 송이를 피웠다 허공에 걸친 꽃대 위 부끄럼에 낯 붉힌 꽃 더보기 오월의 그림 당신은 당신이 지닌 최고의 감성으로 계절을 채색합니다 가슴에 물이랑지는 사랑의 물결을 감추지 않고 잔잔히 그려내고 있습니다 황금빛이 지천인 보리밭에 들어 서면 당신의 노래 소리가 들려올 것 같은 오월 '둥둥둥'심장에 북소리 들려 오고 나붓나붓 보릿대는 사운댑니다 더보기 이전 1 ··· 135 136 137 138 139 140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