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년 묵은
목화솜 이불을 뜯었습니다
시간의 태엽을 되돌려 풀면
당신이 나를 위해 기운
사랑이
한 땀 두 땀 야물게도 묶여 있습니다
한 때 목화로 개화했을
꽃송이 송이들
힘 주어서 꾸욱 눌러
밟으니
오랜 먼지들이 소스라쳐 오물을 토합니다
욕조속에서 물을 뺀 솜 뭉치는
당신이 살아 생전 차지했던
부피만큼
동그마하게 웅크린 것이
작디 작습니다
작은 육신 속에서
크게 키운 사랑만이
다리를 절룩대며
솜을 타서 이고 지고
이불이 되어 덮인 세월을 추억합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