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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질그릇 당신/회갑을 맞는 남편에게 바치는 시

불속에서 견딘 연단의 시간 있어
무르고 부서지던 흙이 단단해 졌으리라
오랜 질고를 견딘 예순 한 해
수많은 잔금을 새기고도
쉬이 깨어지지 않는 까닭을 묻지 말아라
뜨겁게 길러온 사랑을 담기에는
가볍게 식지 않을 투박함이 좋아라
다듬어지지 않은 순수가 좋아라
놓이면 놓인 공간에서 일체를 이루고
그릇으로 쓰임에 충실하기 원하나니
모나지 않은 한 생애
질그릇 같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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