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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워지기 한 웅큼의 햇살이 자욱마다 밟히면서 깨어지고 부서진다 부딪히는 바람을 날개짓 할 때마다 쓰다듬는 새를 보면 나르는 일은 축복 같다 무언가를 짓누르고 짓뭉개 온 시간들 파괴하지 않고 보듬는 삶이고저 한다면 뼈의 속을 비워서라도 가벼워져야만 하리 *새들이 날 수 있음은 그네들의 뼈속이 모.. 더보기
감포 가는 길 울산에서 감포가는 길 떡고물을 뿌린 듯한 아카시아 꽃이파리 그나마 지닌 모두를 거짓혀에 빼앗기고 맨 몸뚱이 버스에 실어 벌이 찾아 떠나는 길 눈물도 말랐는지 울지도 아니하고 웃음도 잊었는지 웃지도 아니한데 고개마루 너머로 뒤쫓아 와서 환장할 듯 가슴을 쥐어 뜯는 향기, 향기, 산향기 *살.. 더보기
취소된 앙코르 왓 여행 오월 말일에 출발하려던 앙코르왓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 두 딸이 마침 시간을 낼 수 있어서 시집을 보내기 전에 함께 길을 떠나 보고 싶었기에 계획된 여행이었다. 구두 예약을 하고 난 바로 뒷날 작은 딸이 아래 윗니들이 몽땅 빠지는 꿈을 꾸었다고 방문을 열고 나오면서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 그.. 더보기
새롭게..... 벌써 팔십 여일 이 지났다니! 블로그를 통 돌보지 못한 게으름을 반성한다 더보기
선물 선물 스승의 날에 부쳐 김옥남 예쁜 브로치를 달아 드리고 싶었어요 브로치 없이도 따뜻한 사랑이 무지개를 하늘끝까지 걸치는 당신의 가슴에, 서툰 노래지만 들려주고 싶었어요 시가 아니어도 매양 어린 동심에다 노래를 심는 당신의 가슴에, 차를 맛보게 하고 싶었어요 그윽하고 향그럽게 꿈나무에.. 더보기
상담실에서 3 상담실에서 3 김옥남 우리들은 간혹 자기 자신에 대해 착각하거나 망상이 전혀 없다하진 못하겠지만 상담실로 걸려 온 전화를 받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기 척도가 전무한 상담자도 있다 아무리 도움이 되어 주고 싶어도 도움이 전혀 먹혀들 여지가 없는 사람 본질적인 문제를 자신이 끌어 안고서.. 더보기
봄을 사려는 사람들 봄을 사려는 사람들/ 남편 김옥남 아파트 입구에 사람들이 모여 앉았다 봄을 사려는 사람들이었다 햇빛이 잘 드는 창가 거실 혹은, 베란다를 장식할 봄꽃 화분을 고르고 있었다 나도 누구에겐가 요모조모를 살피우고 결국 선택을 당한 겨울을 이겨낸 봄꽃은 아니었을까 그리하여 그 누군가는 그의 인.. 더보기
봄 김옥남 봄을 보옴하고 불러 보았다 제 이름을 부르면 쪼르르 달려오는 강아지처럼 봄도 사랑스레 달려 올 것 같다 멍울멍울 상처로 지쳐버린 가슴에도 우두둑 뼈마디를 일으키며 기지개를 켜는 봄 거리에 나서면 차이콥스키의 꽃의 왈츠가 현을 켜는 바람 가벼워진 걸음이 봄을 맞는다 겨우내 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