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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

껍질이 되기까지 ​내게 왜 그러나 했습니다 알고보니 미처 몰랐던 것이 있습니다.. 세상 모든 자식들에게 속만 파먹히고 껍질만 남는 게 부모라는 겁니다.. ​ 내 어머니의 속을 다 파먹고 아무것도 남지 않아 껍질 뿐인 노년에도 여전히 어머니라고만 여겼던 날들 ​ 남루한 껍질뿐인 어머니에게 무겁고 힘든 짐만 지어드리고 위로 받는 쪽은 언제나 나였기를 바랬습니다. ​ 아직도 속을 다 내주지 못한 나는 어설픈 사랑의 아픔을 앓는 중입니다 온전한 껍질이 되려면 들어내고 들어내야 할 것들을 헤아려봅니다. ​ 먼저 난 자의 오만 품안에서 젖물린 기억 사랑이라고 쓰담고 안아주던 손의 감각 함께 웃고 울었던 기억의 파편들 ​ 시간에 맡겨 모든 기억이 마모되고 흔적마저 온전히 풍화기까지 아직 내 안에 똬리를 틀고있는 질긴 애증 ​ 온전한.. 더보기
가파른 산도 나무를 기른다 우연히 올려다 본 산이 발 디딜 수 없이 가파름에도 나무를 기르고 있었다 ​ 생명을 잉태하는 엄중한 과업은 평평한 들판이나 가파른 산비탈을 가리지 않아 ​ 산은 인내의 산물을 뽐낼만하다 ​ 세상의 가난한 어머니들이여 그대 딛고선 자리가 아무리 척박하고 곤비할지라도 희망을 보듬고 젖을 물려라 ​ 가파른 산도 나무를 기르고 나무들이 마침내 숲을 이루었더라 ​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