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왜 그러나 했습니다
알고보니 미처 몰랐던 것이 있습니다..
세상 모든 자식들에게 속만 파먹히고 껍질만 남는 게
부모라는 겁니다..
내 어머니의 속을 다 파먹고
아무것도 남지 않아 껍질 뿐인 노년에도
여전히 어머니라고만 여겼던 날들
남루한 껍질뿐인 어머니에게
무겁고 힘든 짐만 지어드리고
위로 받는 쪽은 언제나 나였기를 바랬습니다.
아직도 속을 다 내주지 못한 나는
어설픈 사랑의 아픔을 앓는 중입니다
온전한 껍질이 되려면
들어내고 들어내야 할 것들을 헤아려봅니다.
먼저 난 자의 오만
품안에서 젖물린 기억
사랑이라고 쓰담고 안아주던 손의 감각
함께 웃고 울었던 기억의 파편들
시간에 맡겨 모든 기억이 마모되고
흔적마저 온전히 풍화기까지
아직 내 안에 똬리를 틀고있는 질긴 애증
온전한 껍질이 되려면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회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파른 산도 나무를 기른다 (0) | 2022.04.08 |
---|---|
기쁨으로 온 선물 (0) | 2022.01.30 |
그레이시가 태어나요! (0) | 2022.01.30 |
문득 (0) | 2021.10.13 |
강냉이 울타리 (0) | 2021.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