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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껍질이 되기까지

​내게 왜 그러나 했습니다

알고보니 미처 몰랐던 것이 있습니다..

세상 모든 자식들에게 속만 파먹히고 껍질만 남는 게

부모라는 겁니다..

내 어머니의 속을 다 파먹고

아무것도 남지 않아 껍질 뿐인 노년에도

여전히 어머니라고만 여겼던 날들

남루한 껍질뿐인 어머니에게

무겁고 힘든 짐만 지어드리고

위로 받는 쪽은 언제나 나였기를 바랬습니다.

아직도 속을 다 내주지 못한 나는

어설픈 사랑의 아픔을 앓는 중입니다

온전한 껍질이 되려면

들어내고 들어내야 할 것들을 헤아려봅니다.

먼저 난 자의 오만

품안에서 젖물린 기억

사랑이라고 쓰담고 안아주던 손의 감각

함께 웃고 울었던 기억의 파편들

시간에 맡겨 모든 기억이 마모되고

흔적마저 온전히 풍화기까지

아직 내 안에 똬리를 틀고있는 질긴 애증

온전한 껍질이 되려면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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