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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구두와 삶

장례식에 가기위해
검정 투피스를 입는다
예절을 갖추느라
골라 입는 예복

 



검정구두를 신발장에서 꺼낸다
강아지의 짓인지
뒤꿈치가 뜯겨 나가버린 구두
베이지톤으로 구두를 다시 고르며


어제밤 홀로 죽어간

 

그녀가 생각난다
살아있는 날 동안 그녀도
타인이 맞이한 슬픔에게

 

예를 갖추었겠지

 



구두에 발을 넣는다
삶이 구두 속에서
살며시 조여 온다.

 

 


구두는 한 발자욱씩

 

세상과 멀어지고
마침표를 향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김선애씨의 언니 장례식에 가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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