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장 어머니가 돌아 가셨다 한다
올해 아흔 네 살 할머니
잠자다가 잠결에 꿈나라를 가시듯이
다른 세상으로 가신 할머니
백수를 누리시다 고통없이 가셨으므로
사람들의 낯빛에 슬픔은 없고 오히려 미소가 잔잔하다
설을 코앞에 둔 단대목
저마다 제 조상을 만나러 길 나서는 때
가족들만 모여서 할머니를 배웅할지라도
그다지 쓸쓸한 이별은 아닐테지
죽음은 또 다른 방으로 건너가기 위한
문을 통과하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산자들은
긴 이별의 시간들을
견디게 될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