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저물면
어둠이 찾아든다
어둠 속에 떠오르는 어슴푸레한 물상들
해가 저물도록 기다리다 목이 길어진
녀석에게
저녁밥을 건넨다
냠냠대며 먹는 것이 이쁘고 흐뭇하여
엉덩이를 몇 번 두들기다 곁에 앉으면
마당견 뽀미는 대빡 신이 나서
꼬리가 바빠진다
숱이 많고 기다란 장대 꼬리를 가진 녀석
환영의 꼬리 춤
식사 끝낸 녀석과 나란히 앉아
밤하늘을 본다
까만 밤하늘에
빨려 들리울 듯하다
무엇 때문에 밤은 이토록 아름다운 것인가
별과 고요와 밤하늘이 베푸는 한없는 너그러움
방해받지 않는 평화
이대로 지새운데도 좋을 것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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