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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김장하는 날

간밤 비에 씻긴

 

댓잎의 서걱임이 청정하다.

 

김장 준비로 갈치 순태 젓 다지고 생강을 갈며 듣는 소리

 

소리 속에서 듣는 소리의 다른 세계.

 

 

 

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휘영청 허리를 휘며

 

바람의 춤사위를 보여주는 대나무.

 

 

 

배추를 버무릴 소에

 

댓잎 서걱이는 소리도 섞는다.

 

씹을 때마다 서석서걱

 

 

 

늦가을, 서늘한 바람이 지나는 소리

 

겨우내 따뜻한 식탁에서

 

들을 수 있을 듯한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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