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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들고양이 잔느*

사뿐히 내려 딛는 착지
아다지오로 한 걸음, 두 걸음
그가 보여 주는
걸음걸이의 우아함이라니


짐짓, 여유를 부리는 느린 동작은
언제라도 튀어 올라
민첩할 수 있다는
총알처럼 장전된 자신감의 표현


걷다가 멈춘 자리에서
고개만 돌려 앉아
푸른 섬광을 뿜어 내는 독기는
교만함의 극치였다


연방 신음을 흘리면서
사랑을 구걸하는가 하면
손톱을 세우고
꼬리를 치켜 올리기도 하는 변덕


보를레르가 사랑했다는
검은 피부의 잔느처럼
'악의 꽃'
검은 들고양이, 너의 이름은 잔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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