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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이사*

 

이사는

 

이삿짐 보따리 때문에

 

묘한 슬픔이다.

 

 


가벼울수록 초라한 짐이
덜컹대는 트럭 뒤에서
가난을 가리지 못할 때면
녹슨 자전거를 비끄러맨 풍경 하나에도
목이 메였다.


가볍고 초라할수록 궁색한 살림
살림이 가벼울수록
생의 무게는 무겁나니


오늘도 누군가

 

살던 곳을 떠나 이사를 한다
뿌리내리지 못한 삶의 비감과
쉽사리 놓을 수 없이 비벼진 정을 버려두고서


비라도 부슬대며 내리는 날이면
누구의 떠남인지 모르면서도
타인들의 별리에 가슴 저리다.

 

 

 

너도나도 별수 없는

 

생의 가파름이 눈물에 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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