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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어느 시인의 침묵


 

그대가 봄바람 보다 부드러운 호흡으로
길에 대하여 혹은 나무에 대하여
탑의 그림자, 새떼들을 노래하면


죽었던 고사목도 바람에 춤을 추고
떨구었던 나뭇잎도
생명을 다시 피우는 불씨가 되곤 한다.


침묵하지 마라
달과 별, 숲이 기르는 작은 생명들에게
호흡을 주고
생령이 되어 빛나는 그 무엇이 되게 하라.


그대 침묵으로 빚진자 되지 않게
언제나 열려 있는 문으로 들어 서면
나그네를 영접하는
한 대접의 물 같은 시
그 물로 마른 목을 적시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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