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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타는 동안




당신이 밝혀 둔
먼 빛으로 보이는 촛불
기다림이 촛농으로 흐르는 동안
나의 밤은
슬프디 슬픈
목관 악기를 연주합니다.


만져질 듯
닿을 듯이 가물가물
크게 타오르는 법 없이
조금씩 일렁이는 불빛과
빛이 만들어 내는 그림자 사이로


밤은 하나 둘
책장을 넘기면서 덮여 가고


묵은 한 해 고스란히
어리석고 고단한 노역처럼
사랑은
노랫말이 되어 태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