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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

낮은 구릉위에서
내려다 본 바다는
작은 섬들을 자식처럼 거느리고
오수에 잠겨있다



가을 따가운 볕살이
정수리에 머물 무렵
숲이 내뿜는 쌉싸롬한 향기가
느직하고 여유로운 걸음마다 묻어난다



여수땅을 둘러 본다
국토의 서남단 남해안 벨트
이곳에 꿈의 씨앗을 심으려는 이들이
한 자락 의혹과 기대를 버무려도



여수땅을 갖는 일은
바다를 갖는 일
바람 딛어 오는 걸음걸음 파도위에 물결지는
신이 허락치 않고서야
어림없을 한 뼘의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