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이 피어 올랐다
낮동안 강으로 가면 강으로 따라오고
숲속에 들면 숲으로 따라나서던
있는 듯 없는 듯 희미하던 달이 존재를 확인시키는 밤
록키의 거대한 줄기 유인타스
만 피트가 넘는 고산지대에서 캠프 파이어를 한다
타닥타닥 마른 장작이 불똥을 튕기며 어둠을 사르고 있다.
황홀한 유희
마침내 불꽃은 하늘에 닿아
하나, 둘 점등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불을 밝힌 샛별
정수리 위에 일곱 개의 등으로 걸리는 북두칠성
흐르기를 작정하고 무한 우주 저편으로 사라지는 꼬리별
2.
인간이 불을 사용하기 시작한 먼 옛날부터
아버지가 아들에게
아들이 다시 그의 아들에게 전수했던 캠프 파이어
불의 씨앗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의 아들들은
사랑이 어떻게 점화되는지 불을 다루면서 터득하였을 것이다
고요하게 집중하던 사랑의 방식
3.
자신을 뼈채로 녹이고서야
꽃으로 피어나는 불
누군가를 향해 스스로 재가 되는 열정없이
사랑한다 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수신되지 못한 메시지도 별이 되는지
저홀로 빛나는 것들의 서러움으로
하늘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