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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호수

한 장의 연잎으로 떠 있다
미동 없는 노랑 보트
목마른 사슴이 눈덮인 산을 내려와
목을 축이는 거울 호수
소금쟁이의 가는 다리와 같이
듬성듬성 물위를 건너는 그리움
물 건너 대양너머 두고온 사람이 있어
저 가벼운 것, 발자욱 하나 남기지 않는
가벼움으로  그리움을 건너고 싶다
물위에 떠서 젖지 않는 연잎 같고
뼈속을 비워 공기를 채운 새처럼
가볍고 가벼워진 뒤에나 가리라만
우리 서로 멈추어 있는 동안
쓸쓸하게 흘러내리는 빗소리를 사랑하자
내리는 어둠속으로 저무는 하루를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