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꽃비로 오는 사람

시원의 뜰 2020. 8. 11. 15:31

 

 

누군가 한 사람을

가슴에 심는 일은

봄날

꽃비 내리는 꿈보다 감미롭고

 

누군가 한 사람을

노래하는 일은

물총새 깃을 치며 일구어 내는

호수의 잔물결 보다 고와라

 

누군가 한 사람을

내게로 맞이 하는 일은

들꽃 한 움큼

가슴에 끌어안듯

삶의 향기에 아련히 취하는 일이다.

 

1995년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