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선한 싸움*
시원의 뜰
2015. 10. 22. 15:52
몸이 내게 요구하는 것들을
천명처럼 존중하여 순종해 왔다
먹고 입고 배설하는 모두를
몸이 거역하려는
것을 억지로
노역하게 한 적도 있었을 테지만
몸이 만족하면 자족하는 단순함이
지금까지의 삶이었다
목숨이 있는
동안
몸은 요구를 그치지 않고
몸의 종이 되어서
꾸역꾸역 굴욕적으로 살아
튀어 오르려는 용수철 같은 또
다른 나를
애써 눌러온 굴종의 역사
무엇을 그토록 두려워했던 걸까
고작 해야 거추장스런
몸뚱이
버려야겠다
튀어 오르든지 날아오르든지
두고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