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선물/ 최종호 국수정 부부

시원의 뜰 2015. 10. 1. 14:58

 

 

무공해 배추를 선물 받았다.
산의 정기와 땅의 기운에
정성을 보탠
부부의 합작품



칼로 배추의 몸통을 쓰윽 자르니
겨울 천공에 둥실 뜬
정월 대보름달빛을 감춘 알몸



필경
나 먹기도 아까운 것이라
나눠 주고 갔음이라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고마움이 괸다



배추 한 포기도
손수 기른 정이 이리 어여쁘거늘
하물며 우리겠는가
차마
단 한 사람인들 악에게 내어 주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