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슬픔을 나누며

시원의 뜰 2015. 9. 19. 19:10

투명하고 엷은 햇살이
나풀대는 무희처럼
창가에서 일렁이고


시인의 영롱한 아픔이
빈 터를 휘돌아 부는 바람결에
휘적이고 있는 오후


글밭을 일구다 쟁기질을 멈추고
잠시 저무는 창 밖을 본다


봄에 부는 황사 바람에도
무성히 자라나던 철없던 투정
키에 까불리는 겨 같게
후울훌 날려 버리자


평화의 이 한 낮
이웃의 슬픔에도 따라 젖지 못하는
몽상으로 흐린 꿈이
호사로워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