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청도 운문사
시원의 뜰
2015. 9. 18. 18:26
청도 운문사에는
오랜 세월을 헤아린 고찰
빛바랜 단청의 묵묵함이 있더라
수령 사백년된
천연기념물 백
팔십호
처진 소나무가 우람하여
그 아래 멈춘 마음 경건하더라
둘러친 산의 맥
운문사를 감싸고
천 년
오랜 침묵으로
부식의 인내를 감내하던 돌 비석
세월을 견딘 아름다움이
고목의 등걸에 푸른 이끼를
드리웠더라
사람, 아침 저녁 제 마음 하나도
다스리지 못하는
부끄러움에 잠시 웃다가 돌아서는
운문사에는
오래됨의 미학이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