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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

강냉이 울타리 한 여름이 되자 마을엔 집집마다 울타리를 둘러치기 시작했다 ​ ​ 울타리는 봄부터 시시각각 그 키가 자라더니 한여름이 되자 철옹성 같이 견고해 보이는 울타리가 되었다. ​ ​ 이웃이 둘러앉아 강냉이를 쪄 먹으면 무더위도 잠시 즐거움이 되는 여름 ​ ​ 알알이 달고 찰진 보석을 품고 서서 여름의 상징이 된 강냉이 울타리 더보기
가을의 고독 40대 주부였을 때 부산일보사의 꽃방석에 실은 수필 ​ 오늘은 아침부터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다. 두 딸과 남편이 부산스레 집을 나서고 나면 콧노래를 흥을 대면서 나는 청소를 시작한다. 흥겨운 음악은 흥겨운 대로 잔잔한 음악은 우수를 느끼면서 듣는 이 즐거움 오늘따라 비에 실려오는 상념이 더욱 새롭기만 한데 나는 느닷없이 나의 상념에 잠자리 같은 가벼운 날개를 달고 어디론가 감미로운 여행을 떠난다. 나는 이렇게 자신이 빠져드는 상념의 세계를 결코 탓하지 않으며 그것에 나를 맡기는 것을 즐거워한다. 왜냐하면 이 여행은 시공을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십여 년 전 여고시절로 가본다. 교정의 몇 그루 나무가 단풍으로 색채를 달리 할 즈음이면 교정의 뜰에는 국화가 다투어 곷망울을 열기 시작했었다. 국화 .. 더보기
놀라운 감성 우리의 꼬꼬마가 가족들을 놀래켰다 노래를 듣고 감흥이 일어 흐느끼기 시작한 아기가 엉 엉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 가슴에 이는 감동을 느낄 줄 알고 벅차 오른 감동이 눈물로 솟구친 순간 18개월 된 아기의 감성이 마냥 경이롭다 ​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눈물로 표현할 줄 아는 아기는 이미 풍부한 감성의 영역에 입성을 한 것 같다 ​ 뜨거운 감동의 세계 영이 주는 느낌을 감지하는 능력 아기가 지닌 뛰어난 예지력에 덩달아 순화되던 마음 ​ 감동의 여진으로 여전히 흐느끼며 엄마에게 안겨서 노래를 듣는 모습 사랑스럽고 귀여운 어른들의 선생님 ​ . ​ ​ *새벽에 눈을 떴다 다시 잠을 청하기에는 창밖 귀뚜라미 소리가 너무나 소란하다 더보기